국내편 잡기장 한구절

201026. 오물도 씻어 내리고 꽃향기 연못에 가득 피우리.-나리농원

나그네수복 2022. 2. 11. 07:26

 

인조 연못에서 연꽃 보고 품성을 생각한다.

 

동글동글한 잎들도 거친 깨끗함에 겨웠나 보다.

진흙탕 수렁텅이라야 내노라 사람에게 교훈되련만

정갈한 인조 정원 맑은 물에 뿌리가 괴로웠나 보다.

마음을 온화하고 정갈하게 해 준다는 잎들이 쭈그러들었다.

 

오염물질 질펀하게 쌓이고 썩은 물 발바닥에 조물거려야

뿌리는 깊숙이 터를 잡고 실하게 버틸터인데

집 없는 유랑민처럼 잎들은 떠돌고 있다.

푸르고 싱싱한 줄기는 어디로 가고 청정수에 갈색으로 병색이 물을 들였다

 

행여나 새순이 자랄까나 싶어서 애써서 비워둔 물자리에

시원하고 예쁜 빨간 우산 널찍하게 햇볕 가렸다.

언젠가는 시궁창 냄새로 가득 찰 때 오겠지

연꽃잎 위에 한 방울의 오물도 씻어 내리고 시궁창 연못에 꽃향기 가득 피우리.

 

연꽃의 10가지 품성
 

이제 염오(離諸染汚)

연꽃은 진흙탕에서 자라지만 진흙에 물들지 않는다


불여 악구(不與惡俱)

연꽃잎 위에는 한 방울의 오물도 머무르지 않는다


계향 충만(戒香充滿)

연꽃이 피면 물속의 시궁창 냄새는 사라지고
향기가 연못에 가득하다

본체청정(本體淸淨)

연꽃은 어떤 곳에 있어도 푸르고 맑은 줄기와 잎을 유지한다


면 상희가(面相喜怡)

연꽃의 모양은 둥글고 원만하여 보고 있으면
마음이 절로 온화해지고 즐거워진다


유 연불 삽(柔軟不澁)

연꽃의 줄기는 부드럽고 유연하다.

견자개길(見者皆吉)

연꽃을 꿈에 보면 길하다고 한다


개부 구족(開敷具足)

연꽃은 피면 필히 열매를 맺는다

성숙 청정(成熟淸淨)

연꽃은 만개했을 때의 색깔이 곱기로 유명하다

생이 유상(生已有想)

연꽃은 날 때부터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