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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주공5단지의 겨울 세콰이어

잠실주공5단지의 세콰이어 5그루를 발견하고 보이지 않던 하늘이 보인다. 꼭대기에 걸린 하늘은 사방으로 막이가 되었다 무엇으로 부터 어디로 부터 시작되든지 무한한 장막으로 널려있다. 여름에는 푸른 생기가 넘치는 잎에 가려 보이지않던 속내를 활짝 들어내니 살아온 삶의 가시가 너무나 뾰족하다. 세상시 일도 모르고 치받으며 뻗어오른 세콰이어의 품성 막장에 처한 인생의 모습으로 하늘을 찔러도 그저 나는 모르노라 하늘은 넓어서 그냥 할머니의 따뜻한 다독임이다. 앙상하게 벗겨진 채 내몰린 겨울 추위속에서 5섯그루의 세콰이어는 키자랑을 했어도 끝내는 도토리 키재기 한무리 되어 오단지 한구석에 올려다 보는 세쾨이어는 뭇사람의 눈에는 경이의 자태 12월의 어느날 하늘을 보며 잔가지로 수없이 써놓은 여름의 삶의 사연들을 되..

우두커니

우두커니 쓸쓸함과 찬란함으로 햇살에 한강 흐르는 물결이 반짝거립니다. 은빛 출렁거림이 기쁨을 어지럽히고 멀리 북한산 능선에는 그리움이 너울거립니다. 허무와 고독이 가슴을 열어젖히고 지켜보는 내 마음은 맑은 쓸쓸함으로 나의 기다림을 찾는 꽃님을 향해 눈을 감아봅니다.. 따뜻한 지난세월 강물처럼 차가운 지금 세월 강물처럼 이제는 남은 세월 우드커니 바라봅니다. 모든 세월을 강물따라 우드커니 내려다봅니다. -한강을 우드커니 내려다보는 어느날-

청수사의 무대를 올려다보니

청수사의 무대를 올려다보니 절벽을 감추고 나무로 무대를 지었다. 올려다보니 나무들이 얼기 설기 축대를 이루어 절 세상을 받들었다. 사람들은 절 세상 무대 위에 서 있는지 알지도 못한 채 마루 위에서 춤추고 기도하고 구경을 한다. 이 세상에 사람들이 지구 위에서 스스로를 자만하며 지구촌의 축제를 즐기듯 아니면 지구촌의 비극을 즐기듯 무대 위의 사람들은 다투고 웃고 배우질한다. 누구나가 자기가 하는 짓이 무엇인지 보지를 못하고 하루를 또 하루를 헛된 의미를 뒤집어쓰고 지구라는 무대 위에서 장삼자락 펄럭이고 춤추고 노래하고 기도를 한다. 나 좀 살려주세요. 무대는 범하지 못할 절벽을 감추었는데 높이만 보이는 무대를 올려다본다.

청수사에는 점집 신사들이 즐비하더라-일본 교토

청수사에는 점집 신사들이 즐비하더라 웬놈의 점들이 이렇게 많으냐 웬놈의 사연들이 이렇게도 널려있느냐 부처님 모신다는 사찰에 이게 뭐냐 갈망하는 심성이 섬나라 다웁구나 여기 가도 걱정 저기 가도 근심 섬나라에 갇혀 있으니 섬 나라 근심걱정이 땅에 가득 하늘에 가득 오직 기댈 곳은 점집뿐이라 섬 기질을 제대로 보는구나. 절이라고 가보면 점집 신사들이고 신사라고 찾아보면 점집 절들이고 점치는 거 앞날 미리 알아보는 거 재미로 하는 건지 진심으로 하는건지 사람 따라 천차만별 다르겠지만 외지인 나그네가 보기에는 딱하구나. 어지럽구나 매어달린 소원지들이 외로워 보인다.

220706. 날쌘돌이 청설모-일자산에서

날쌘돌이 청설모 능선길에 구석진 곳 가지 위에 청설모가 먹느라고 정신없어 사람 기척 통 모르네 두 손을 꼭 움켜주고 아침 먹이 오물조물 뭐 그리도 맛있는지 입모양이 깜찍하다 날쌘돌이 청설모가 긴 꼬리는 석자라도 배고픈데 먹고 보자 두발 닫고 안 움직여 오늘따라 왕방울 눈 새 까만 눈 튀어 난 눈 의젓하게 반짝반짝 구슬처럼 영롱하다. 가슴팍에 하얀 털은 순백으로 눈부신데 저 놈 보소 가슴 아래 두 손 모아 공손하네 아침 식사 다 했나 봐 갸우뚱뚱 절레절레 여보 당신 누구시오 무슨 일로 여기 왔소 산새 소리 바람소리 이 산중에 속삭이고 너와 네가 말도 없이 주고받는 무언들이 오늘 오른 일자산에 끼가 되어 기쁘구나 이제라도 내가 가마 손님처럼 물러가마

220701. 간 밤 비바람에 쓸어진 거목이 길을 막고 있어

간 밤 비바람에 쓸어진 거목이 길을 막고 있어 어젯밤 장맛비 우뢰와 함께 쏟아지더니 새벽 밭에 가는 길에 상수리나무 꺾여서 신록의 생명이 거대하게 누워버렸다 밑둥치가 드러나고 나무는 녹색의 소리를 지른다. 측은한 마음 들어 나뭇잎들 만져주며 가여워지는데 연한 상수리 열매가 철딱서니 없이 어린 티를 토해낸다. 상수리의 여리디 여린 모습이 동그맣게 어린아이 뽀얀 속살을 들어내듯 어미의 쓰러짐도 모르고 해맑은 아침을 빚어낸다. 어이할까나 이제 곧 생명의 탯줄 고갈되려니 애 늙은이처럼 몸뚱이는 갈색으로 변해가리니 한 세월을 못하고 비바람에 버둥거리 듯 팔랑거리는 이파리들의 여린 몸짓이 애간장이 찢어지는 신록을 붙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