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편 잡기장 한구절

220706. 날쌘돌이 청설모-일자산에서

나그네수복 2022. 7. 29. 13:44

 

날쌘돌이 청설모

 

능선길에 구석진 곳 가지 위에 청설모가

먹느라고 정신없어 사람 기척 통 모르네

두 손을 꼭 움켜주고 아침 먹이 오물조물 

뭐 그리도 맛있는지 입모양이 깜찍하다

 

날쌘돌이 청설모가 긴 꼬리는 석자라도 

배고픈데 먹고 보자 두발 닫고 안 움직여

오늘따라 왕방울 눈 새 까만 눈 튀어 난 눈

의젓하게 반짝반짝 구슬처럼 영롱하다.

 

가슴팍에 하얀 털은 순백으로 눈부신데

저 놈 보소 가슴 아래 두 손 모아 공손하네

아침 식사 다 했나 봐 갸우뚱뚱 절레절레

여보 당신 누구시오 무슨 일로 여기 왔소

 

산새 소리 바람소리 이 산중에 속삭이고

너와 네가 말도 없이 주고받는 무언들이

오늘 오른 일자산에 끼가 되어 기쁘구나

이제라도 내가 가마 손님처럼 물러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