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주공5단지의 겨울 세콰이어

 

잠실주공5단지의 세콰이어 5그루를 발견하고

 

보이지 않던 하늘이 보인다.

꼭대기에 걸린 하늘은 사방으로 막이가 되었다

무엇으로 부터 어디로 부터 시작되든지 무한한 장막으로 널려있다.

여름에는 푸른 생기가 넘치는 잎에 가려 보이지않던 

속내를  활짝 들어내니 살아온 삶의 가시가 너무나 뾰족하다.

세상시 일도 모르고 치받으며 뻗어오른 세콰이어의 품성

막장에 처한 인생의 모습으로 하늘을 찔러도

그저 나는 모르노라 하늘은 넓어서 그냥 할머니의 따뜻한 다독임이다.

앙상하게 벗겨진 채 내몰린 겨울 추위속에서 

5섯그루의 세콰이어는 키자랑을 했어도 끝내는 도토리 키재기

한무리 되어 오단지 한구석에 올려다 보는 세쾨이어는 뭇사람의 눈에는 경이의 자태

12월의 어느날 하늘을 보며 잔가지로 수없이 써놓은 여름의 삶의 사연들을 되삭인다.

이 슬픔  저 기쁨 모두들 희미한 흔적만 남기고 

뼈대만 돋보이는 세쾨이어는 겨울에야 세상의 온갖 잡물들이 보이는 

삶의 노을을 맞이하는 노인이렸다.

20대 30대는 아다지오 처럼 굉장이 느리게 가는 세월

40대는 41, 42, 43, 44, 세면서 50이되고

50대는 50, 55, 하면 60이구요

60대는 60에서 70으로 직행이구요.

그 것이 인생입니다라고 김동길 박사는 말하더랍니다.

이제는 하늘을 알고 벗을줄 알고 하루가 귀하여 아궁이에 따뜻한 군불을 아는 사람입니다.

나는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