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편 잡기장 한구절

201026. 취기에 젖어 소리 없는 종소리를 둥둥거린다.-나리농원

나그네수복 2022. 2. 9. 07:25

 

 

 

보랏빛 구절초의 언덕에 서서

 

꽃의 들판을 한참이나 꽃  취한 광대가 되어 헤매다

사랑 치는 종이 댕강거리는 얕으나마 제일 높은 언덕에 선다.

언덕은 구절초의 보라빛의 꿈과 같은 환상을 택했다.

야곱이 꿈에 본 끝이 없는 천국의 사다리

천사들이 오락가락 천국으로 향하는 꿈속의 길이지.

아쉬운 가을의 조종소리는 보랏빛 향기로 바람에 오른다.

보랏빛  구절초로 가득 찬 언덕 위에 서면 그냥 보라 색깔만 남아버리지.

그리고 나도 모르게 꿈결처럼 보라빛 구름을 타지.

가이 끝도 없는 하늘을 마음껏 날며  속세의 희로애락 골치 아픈 거라며

신문지 말듯이 세상의 사연을 말아버리지

앳된 젊은이 한 커플이 키득거리며 종을 땡땡거린다.

손잡이에는 움켜쥔 사랑엔 다툼이 있어 즐거움이 바람을 탄다.

엄마 아빠 꽉 잡은 손 앙증 거리며 어린아이는 펄쩍펄쩍 종 잡이 욕심을 낸다.

땡땡땡 리듬을 타고 박자 소리 힘차게 균형을 맞춘다.

나는 덩~덩~덩~  지축을 울리며 에밀레의 종소리 울리고 싶은데

보랏빛 향기에 젖어 보라빛 색깔에 물들어

취기에 젖어 소리 없는 종소리를 둥둥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