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편 잡기장 한구절

170806. 올리브 나무들 은초록으로 자잘한 향연이었다.-토스카나

나그네수복 2021. 11. 13. 06:46

 

토스카나의 포도원 뜰을 거닐며

 

캄캄한 밤길 순창 냇가 어둠길 농막

희미한 남포 불 펄럭이는 한 움큼씩의 포도송이는

씨까지도 오도독 거리며 깨어먹던 하루저녁 고소한 달콤

대학시절 고개 너머 안양 계곡 어느 포도원

기억도 사라져버린 어느 저녁 한아를 포도송이는

학우들 무리로 어우러진 밤에 마냥 젊음이 솟구치는 불꽃이었다.

 

토스카나의 포도밭은 와인의 낭만

토스카나의 포도주는 인생의 낭만

 

농가에 차를 놓고 성급하게 포도밭에 선 나의 마음은

자갈밭 터전에 거름기라곤 메마른 허갈증에 시들고

자잘한 포도송이 옹졸한 포도잎들 흩어버린 뜬구름 

줄줄이 끝없는 푸르름만이 희망의 와이너리

지중해의 강렬한 햇볕만이 포도 농부의 부푸른 풍요의 꽃다발

토스카나의 농촌뜰에 올리브 나무들 은초록으로 자잘한 향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