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편 잡기장 한구절

201804096 크레타 사람들의 옛날 모습은 이렇게 들어낸다

나그네수복 2021. 1. 6. 09:36

 

그래도 섬사람인가 보다.

흙을 구었는지 아니면 나무를 조각했는지

스푼인지 수저인지 뭉툭한 몸집에 정성껏 새겨진 조각들

정연한 무늬박이가 마음속 깊은 원시의 감정을 들 쑤신다.

투박한 손목에 소박한 아낙의 미소 

나이테로 얼룩지는 용감무쌍한 얼굴 표정 부릅뜬 눈자욱

거리낄 것 없는 지중해를 향한 사내의 도전은

절간을 지키는 사천왕처럼 위엄으로 사방을 눌러버린다.

크레타의 역사는 석탑에 새겨져 정갈하게 주절거린다.

지중해 복판의 문명은 우리가 이렇게 이루었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