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편 잡기장 한구절

나그네 길이외다.180414 아그리젠토 고고학박물관 뜰을 나서며

나그네수복 2020. 9. 1. 17:01

 

고고학박물관에서 한 나절을 보내고 나서는 길

뜨락에선 한 여자의 나신상이 나도 보라는듯 시원스럽고

얼굴보다는 몸매로 예쁘게 뒤틀어 교태를 준다.

뿌리치고 나오는 오솔길엔 명상으로 심연중인 버림의 표정

부르튼 입술에 눈엔 막대기 떠보려도 뜰 수도 없네

아그리젠토의 옛 영화를 생각해보세요. 나처럼

만가지 감정으로 얼굴이 복잡할겁니다.

의자에 두상만 의젓이 올라앉아 가는 길을 배웅합니다.

의시시 몸을 부르르떨며 그리스 아닌 그리스에게 

작별을 고하는 마음 인생은 버리고 가는 나그네 길이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