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기설기 짚으로 엮어낸 도롱이 어께걸치고
가랑비 쏟아지던 날에 풀도 베고 모도 심고
송곳한 짚풀섶들 뇌리속에서 사그락거리는데
대오리 엮어낸 삿갓모자는 햇볕도 가려냈었지
파란 비닐우산 세찬 바람에 휘까닥 뒤짚어지고
기름종이 번들거리는 황토색 널찍한 가리개는
떨어지는 빗방울을 야무지게 후두둑 떨쳐냈었지
천 양산 쓴 아줌마는 별일이야 햇볕아래 우산이라니
뽀족구두에 흔들리는 엉덩이가 우섭기도 했는데
산토리니의 옥상 파라솔까지 긴 여행을 와 버렸네
틀림없이 비 올때는 비가리개 해가리개 제대로다.
푸른바다 창파위에 인간사 그냥그냥 흘려보내려
파라솔 그늘아래 널찍한 선탠의자 생각에 잠겨드니
이제야 우산 양산 가리개는 더 갈곳이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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