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편 잡기장 한구절

흔들리더라.180412산토리니 마을의 화분 하나들

나그네수복 2020. 10. 6. 11:15

 

딱 하나 하나만인 화분이 있어 바다향해 읊어내는 노래부르고

딱 하나 하나만인 자태가 있어 지중햇빛 사이 마음껏 헤엄을 치고

딱 하나 하나만인 자리에 있어 길가는 질시어린 행인의 눈꽃이어라

 

지붕난간에 검은테가 둘러진 화분도가니는 세련된 차도녀 아가씨

테라스 사각 모서리에 위태로운 순백은 빨간선인장의 정열이 자라고

투박한 황토색 항아리 화분에 수더분한 야생의 몸짓 태생의 원시로구나

 

서랍만 있는 하얀 건반위에 사각화분 가지런히 아담한 나무 한그루

바람쏘이며 지켜보는 외로운 조명등 햇살에 아까운 부조화 일지라도 

부끄럽고 의젓하고 지중해가 안아주니 흰색의 요람위에서 흔들리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