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편 잡기장 한구절

180408 데살로니키 비잔틴 성곽에서 내려오는 길 동네 고샅에서

나그네수복 2021. 1. 24. 19:48

 

데살로니카 성당으로 시장으로 유적지로 헤메고 돌다가는

갈릴레우스 개선문을 거쳐 바울에 대한 생각을 등에 지고

동네 오름길을 따라 비잔틴 성곽에 이르러 장대함에 압도된다.

 

성문앞 계단에 앉아 시내를 내려다보며 저절로 바다를 향한 눈동자

콘스탄티누스와 오스만 제국을 향한 영화와 오욕의 흥망성쇄

뒷 성곽 앞바다 샌드위치 도시 밀려드는 상념을 바다 창공에 띄운다

 

대로는 오름길이 지그재그, 소로는 동네가운데 내려가는 직선길

동네 고샅에 큰 개한마리 낯설다고 짖어대는데 골목길로 들어선 내걸음

되돌아서질 못하고 살금살금 옆지기 손잡고 침착하라 속삭이고 긴장된 순간

 

뒤따라 짖어대던 징그런 송아지같은 개새끼는 내 장단지를 스쳐 물었다.

두꺼운 옷자락 사이로 이빨 느낌, 옆지기에겐 놀랠까봐 침착해야지

뒤돌아보지도 않고 천천히 걷는 걸음 다행히 더 이상은 짓기만한다.

 

눈치채지 못한 옆지기는 아무것도 모르는게 천만다행 벗어난 뒤에야 

바지를 뒤집었다.  선연한 세줄기 이빨 긁힌 자국 장딴지 숨막혔던 순간

이제는 무용담으로 바뀌었지만 데살로니키 평생 트라우마로 뇌리에 자리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