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바돌로메 상의 충격
순창 시절 다리 건너 넙죽한 양철지붕 도살장
눈 속으로 파고드는 건 퍼드덕 거리는 새빨간 살덩어리
음메 하고 고개를 쳐드는 슬픈 눈망울
밀라노 대성당은 겉모양은 그랬다.
화려한 구슬로 이구석 저구석 온몸에 주렁주렁 치장을 하고
백옥 같은 흰옷에다 갖은 아름다움을 걸치고선 공주님
들어선 내부는 어두컴컴하고 음산한 경건함이 잔을 넘겼다
저 멀리 허공의 스테인리스 화려함 만이 어둠 속의 빛을 내고
순례자의 마음가짐 느릿한 걸음을 막아선 우뚝 선 자태
힘줄이 선연한 근육질 울퉁거리는 살점이라곤 없는 굳건함
양미간 사이 삼수변에 튀어나온 눈자위
뚫어보는 시선에 민둥머리의 위협은 섬찟한 비수
한참의 시간은 안 깐 힘 쏟아내는 서성거리는 두려움이었다.
성 바톨로메는 12 사도 중 이름 없는 한 사도였다나.
아르메니아 이방인 전도하다 살갗이 벗겨지는 처참한 순교자
사연은 전해오는 전설로만 내내 회자되었어도.
밀라노 대성당에서 다시 살아나 가사 장삼에 성경뿐
세상의 욕심은 흔적도 없이 던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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