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편 잡기장 한구절

170807. 얼굴에는 행복과 기쁨이 가득 피었습니다.-토스카나 농가

나그네수복 2021. 11. 21. 12:34

 

토스카나의 민박집 할아버지

 

토스카나에 토박이 농부이십니다

한평생 척박한 땅에 포도밭을 일구시며 한 평생

집 뒤뜰에는 와이너리 창고는 자부심

황혼이 밀려들었습니다.

예전처럼 농가일은 하실 수가 없습니다.

농가를 떠난다는 것

편안히 쉰다는 것

시간을 그냥 보낸다는 것

나로서의 가치가 사라진다는 것

견딜 수가 없는 모멸입니다. 

할아버지는 추억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벽에 걸어놓고 옛날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는 할머니 하나는 할아버지

또 하나 아버지 또 하나 어머니

철수네 영이네 이웃도 생각이 나요.

노년은 비로소 빛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만들기도 시작했지요.

그리기도 하고 망치질도 하고 

일평생 모두를 친구로 만들었습니다.

어느 누구보다도 자긍심이 생겼습니다.

누구에게도 나는 이렇게 일평생 살았노라고

어느 날 머나먼 동양에서 낯선 사람이 들어섰습니다.

할아버지는 부끄럽지 않았습니다.

특별히 할아버지 방으로 초대를 했지요.

자랑스러운 중후함으로 온갖 추억들을 펼쳤습니다.

할아버지의 얼굴에는 행복과 기쁨이 가득 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