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편 잡기장 한구절

환골탈태로 생명의 밑거름 되리라.181101-요세미티 킹스 케년 세콰이어 숲

나그네수복 2020. 2. 10. 09:00






킹스케년의 세콰이어 숲에서


수없는 병충해도 이겨냈건만

휘몰아치는 폭설도 추위도

그 어떤 폭우에 비 바람일지라도

심지어는 가뭄으로 수족이 뒤틀려도

헤아릴수 없는 세월을 견뎌냈건

오로지 화마에는 어쩔수 없었네.

까맣게 숯덩어리로 남아버린

끌텅은 아까워서 너무 아프다.

검정색은 죽음의 전령이었다.

화마의 흔적이 살 떨리게 징그럽다.


작심한듯 죽음의 화염은

내장속으로 후비고 들었어도 

무한 세월 노장을 이기지 못했다.

밑둥어리 검었어도 멀쩡하지 않은가.

참 신통하고 신기하다.

야무지게 다져진 다구짐앞에서

불길은 고개 수그리고 꼬리내렸다.

태우다 못해 쓸어진 검은 지옥

질기고 질긴 생명앞에서 다시 한번

환골탈태로 생명의 밑거름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