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함브라 나스리 궁전에서
아슬람의 국기들에는
당연히 날렵스런 초승달이
당연히 반짝거리는 별이 자리했지
내 무의식속에 들어와 언제부턴지.
마호메드 최초의 계시중인 하늘에는
초승달과 별들이 청아하게 기뻐했다나.
나는 오늘 그 달을 나스라궁궐에서 만났다.
마치 꼭 오리라 기다렸다는 것처럼
초승달이 아닌 초생달의 모습으로 나를 반겼다.
진리의 시작이라는 초생달 문전에 멍하니 입 벌리고 서 있으려니
순백의 살포롬한 자태는 마치 어서어서 들어서라는 손짓 누이같았네
쪽 뻗어내린 끝머리는 만월을 향한 시작의 몸부림이자.
처음도 없고 끝도 없는 동그라미의 진리 이제는 께우침이다.
당초무늬. 문자도안. 기하학적 동물무늬.
초생달을 향하여 황홀하게 빛을 쏟아놓으니
깊숙히 마음 때리는 동그마한 반원 초승달은
지극히 영롱하게 빛살에 튀어오른다.
나는 처량하고 외람되고 영광스럽게 취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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