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나다 알함브라 나사리 궁전의 지붕을 바라보며.
질리게도 섬세했어라.
섬섬옥수로 수놓는 한땀 한땀 손 끝이었어라.
방방방 방을 나와 하늘을 올려다보니
수수해서 한결 마음을 쓸어주는 모양새가 너무좋다.
이 건물이 궁전이었나?
저 지붕아래 그 자리가 그렇게도 눈이 부셨나?
옹골지다. 참하다. 알차다.
옹기종기 다정하게 새침한듯 소담하다.
하늘이 푸르럿으면 더욱 좋았을 것을
흐릿한 구름아래 기하학적 선놀림은
정갈해서 아라베스크의 혼이었던가.
색깔은 황갈색이다. 사막에서의 갈증의 기다림이다.
오아시스의 환호가 그라나다에 타오르는 향이었다.
이리봐도 저리봐도 변함없는 무어인의 이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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