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에는 수초들의 군상이 있다.
문득 참담한 한 시절의 군상이란 말이 떠 올랐다'
도시 한 복판에서 떠 밀려다니는 초점 없는 눈망울을 가진 사람들
제 각각 고통을 떠들어내는 비쩍 말라버린 몰골들
어찌할 수 없는 삶밖에 없어 말없는 고함을 지르는 사람들
갈증이 난다
더 살고 싶다
창피하다.
고달프다.
이제는 죽어 간다. 어이할까나
창창하게 솟아오르던 희망은 꺼져가는 촛불되어
거친 바람과 눈보라 폭풍에도 팔팔한 기운은 있었건만
갈 곳이 없어 움직일 수 없어 온몸은 야위고 시들었구나
살은 녹아내리고 앙상한 뼈는 검은 갈색으로 변해버린 수초들
한 때는 존재였다. 마지막 몸짓으로 인간 종말 비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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