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편 잡기장 한구절

200401.금년에도 내 온통 빨갱이 되어 봄날을 연다. 겨울은 간다.

나그네수복 2021. 10. 10. 14:05

 

잠실주공5단지의 동백한그루

 

해마다 기다리는 마음 간절한 봄이 그리웁다.

이제나 저제나 한번씩 발걸음 찾아보는 내 마음에

철벽같은 겨울을  닫아주는 새빨간 동백꽃

뜸들이며 달가닥 달가닥 드디어 세찬 김 내뿜었다.

어느 해인가 517동 뜨락에 사철나무 심겨있기에

언제부턴가 꽃이 한두송이 봉오리 시작하다가

마침내는 기다림을 실어주기 시작했다.

해마다 늘어나는 꽃송이들 헤다리다가

빨강색은 나를 빨갱이로 물들이고 말았다.

어느 시들에선가 보았지.

선혈, 열정, 죽음, 수 많은 비극적인 언어들

언어들에 취해 2월의 어느날 남도 강진 만복사를 찾은 적도 

때가 늦어 흔적만 남아 아쉬움을 뒤쫓아 보낸 적도

잠실 아파트 잔디밭에 동백나무 한그루

금년에도 내 온통 빨갱이 되어 봄날을 연다. 겨울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