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편 잡기장 한구절

200327. 사월의 노래를 미소 지으며 부르고 싶어라.

나그네수복 2021. 10. 14. 17:32

 

목련꽃밭에서 사월의 노래를 생각하면

 

함빡 핀 목련꽃 춘몽 취해 하얀 몽글 구름 위 날갯짓 싶다.

함박눈 덩치덩치 뭉쳐내듯 창공에 곧추선 못다 핀 봉오리들

오늘 보니 허공 중에 넙넙죽 너울거리는 날개를 한가득 피웠다.

사월의 노래 뻗어나가는 축복의 계절을 목놓아 소리 지르다

이내 활짝 거리며 피다 못해 쏟아져 우박 때리는 슬픈 상처들 

썩어가는 가슴앓이 밟히는 발자국마저 신음소리 베르테르의 슬픔

눈물 어린 그리움조차 빛나는 꿈의 계절이 되어 피리 불고 싶어도 

이제는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이제는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에서 별을 헤아릴 뿐

돌아온 사월에는 꼭 생명의 등불을 밝히고 싶어라. 

사월의 노래를 미소 지으며 부르고 싶어라.

 

 

 

사월의 노래 박목월 시

 

목련꽃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 사연의 편질 쓰노라

클로버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