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편 잡기장 한구절

아프다.180927 L.A 카운티 미술관의 한국관 상설 전시를 둘러본다.

나그네수복 2020. 12. 5. 15:06

 

이국의 미술관에 한국예술이 방하나를 차지하는 모습이 어설프다.

모가지가 긴 항아리들은 노천명의 머리를 주욱 내밀고 길어진 슬픔이고

모가지가 짧은 도자기들은 치마자락 간들거리는 시골처녀들의 수줍음이다.

미국에서는 한국작품들을 가장 많이 보유한 전시장이란다.

박정희 전대통령의 흔적은 기증품으로 남아 아직도 세월을 이어간다.

복도 회랑에는 한국의 탑과 갓쓴 선비님의 포스터가 날리고

현대자동차의 특별 예술전에서도 아메리칸 드림은 별처럼 반짝거린다.

우리나라는 부자다. 풍요와 욕심은 차고넘쳐 오히려 가난한 나라이다.

물질을 벗어나 마음을 갖는다면 욕심을 절반만 아니 삼분지이만 채운다해도

나머지의 허허로움은 사람으로 가득 채워질 그릇되어 한결 호수를 담아낼텐데

L.A 카운티 미술관의 한국은 아직은 초가집이고 조선시대의 굷주림이다.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