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박물관 지도의 방에 들어서다.
황금빛 천장이 찬란하여 눈이 부시다.
소실점을 향해 경계를 짓는
화려한 빛으로 반사되는 노란 천정
갖가지 그림들이 빈틈이 없이 들어차
차창에 흘러가는 풍경처럼 시선을 집중시킨다.
사람들은 복도 따라 우르르 밀려들어갔고
지도의 방다운 안식처를 찾지 못하고
떠밀리는 인파의 조급함에 눈에 들어오는 것 호화스러운 천정뿐
멈춘다는 것은 생각도 못할 멈칫거리는 대행진이다.
뚜렷한 명암의 대비 아랫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떠 밀려가는 유랑객이 되어
지도라는 터널 속에서 출구를 향하여 어서어서 가자고 재촉뿐이다.
왕래가 아닌 일방 출구의 통로로 변해버린
지도의 방에서 방이아닌 지도로 둘러쌓인 굴속을 행군 중이다.
황금빛에 취한 인생들은 빛을 따라 취객의 걸음을 걷는다.
저 끝서에는 되돌아서지 못한 아쉬움으로
생각 없는 인생 노정의 뒷모습처럼 나그네의 회환만 남아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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