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니 여인의 약탈 앞에서
로물루스와 늑대의 젖 신화를 뒤로 하고
로마는 태동하기 시작했다.
전쟁 화해 배신 납치 고통 운명 정복 비극을 모태로
역사는 일천 삼백 년의 오욕과 영광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여인의 미꾸라지 같은 몸부림은
두려움으로 허공을 향해 울부짖는데
장정의 두 팔은 포승줄 되어 온 몸을 덫치듯이 감 아들 었다
어쩔 줄 모르는 아버지는 충격에 놀라 당황 중이다.
사비니 여인의 몸짓은 천추의 한을 치는 운명이 되고
로마인은 세계를 향한 행진의 요동을 시작했고
아버지의 비극은 오로지 아버지의 몫으로 남았다.
한 개의 대리석에 셋은 떨어낼 수 없는 숙명이 되어
조각가는 망치와 정을 들고 조각질로 땀을 쏟았다.
역사는 사라지고 전설이 되어도
조각은 남아 이 시대의 피할 수 없는 증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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