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 대성당의 돔을 올려다보며
부루넬레스키는 얽혀버린 실타래를 풀어내었다.
미로의 궁전에서 탈출하는 실타래였을거다.
만신전 판테온에서 올가미를 풀어낼 실끝을 잡아
치솟아 신에게 다가가려는 고딕의 미련을 버리고
신의 둥근 광채를 안으로 모셔들였다.
예수는 성당 안으로 황금빛 모자익을 번쩍거리며
만신전의 이런저런 잡신을 치워버리고
사랑으로 인간들을 내려다보게 되었다
유일신 하나님은 내리쏟는 신령한 빛으로 변했다.
붉은색으로 동그랗게 떠오르는 태양 같은 반구는
선두에선 악단장의 취주악을 지휘하는 현란한 손끝이다.
브루넬레스키는 좌상의 등신불이 되어
옛날부터 지금도 스스로를 뿌듯한 미소 함께 우러러본다.
'국외편 잡기장 한구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170808. 나무 기와 걸친 선머슴 낮은 종루 눈앞에 세워본다-피렌체 (0) | 2022.01.15 |
---|---|
170808. 나는 두오모 성당을 돌고 돌고 돌기만한다. -피렌체 (0) | 2022.01.13 |
170808. 황금 빛 청동 문 바라만 볼 뿐 이리라.-피렌체 천국의 문을 바라보며 (0) | 2022.01.09 |
170808. 천국의 빛이 되어 두고두고 영광 되리라-피렌체 대성당 (0) | 2022.01.07 |
170808. 삶의 고단함을 위로하고 즐기고 있었다.. 피렌체 성 요한 세례당 (0) | 2022.0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