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편 잡기장 한구절

하잘것 없는 하나의 돌덩이일 뿐이다.181007-글랜 케년 댐 하류.

나그네수복 2020. 3. 4. 09:17






글렌댐을 면전에 둔 콜로라도강 글렌 협곡에서 


수직으로 벌어지고 수평으로 쓸리고

저 편엔 물이 쌓여 거대한 호수되고

이 편으론 쫄쫄쫄 콜로라도 강

우렁찬 협곡되어 부끄러움 모르는

벌거벗은 자연의 나신되었다.

아슬아슬 두려움은 전율이다.

이런 엄중한 기운은

온몸 떨리게 휘감아도는데

수억년의 세월을 가늠할 수 없는

흔적들이 너무도 찬란하게 확실하다.

넘실거리는 층층단애 건널때는

내 마음까지도 울렁울렁

현기증으로 몸까지도 덩실거린다.

걷잡을 수 없는 세월은 눈 앞에서 춤추고 있다.

이제 나는 하나의 돌덩이다.

하잘것 없는 하나의 돌덩이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