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일 위에 흐르는 세월- 올림픽공원역에서
근육질에 솟아오른 검푸른 핏줄은 끝없는 인고의 흐름이었다.
불끈불끈 꿈틀거리는 생명의 약동은 비장함의 응축 덩어리
거친 황야에 한줄기 물길은 삶을 흘리고
물길을 찾아 헤매는 생명의 뿌리들은
야무지게 대지로 숨어들어 어둠을 뚫어재낀다.
크레파스로 덧칠해놓은 뭉개지는 삶
켜켜이 시간의 변주들은 영겁의 노래
무너져 내리는 모래알들은 험난한 여정
심난해지는 세상사들은 사막의 폭풍
모든 것들이 잠들어버린 한 장의 타일로
박제되어 여지없이 시간의 단면으로 잘려버렸다.
수 많은 절벽들의 틈 사이로 빠끔이
아프고도 서러운 울음소리들 새어 나오고
외골수 힘줄처럼 지난 일 끈질긴 한풀이
나는 손을 올려 살며시 쓰다듬는 위로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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