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된 검은 눈동자를 마주 본다는 것은
검은 눈을 만든다는 것은 내가 나를 비추는 것
가슴팍에 꽂아 드는 어떤 비수다.
수많은 동심원이 검은 눈으로 뭉친다.
감고 또 감고 감기고 또 감기고
검은 눈을 행해서 돌고 도는 모습은
나를 향해 밀려오는 세상살이의 귀결을 향한 응시
이웃들의 안 깐 힘도 검은 눈이 되어 나를 거든다.
나는 나를 볼 수 없는데 나는 나를 보려고
나 또한 검은 눈을 만들어 마주 섰을 때
모든 흔적은 사라지고 오로지 검은 눈 하나로 뭉쳐버렸다.
날카롭고 뾰족하게 심장을 지르는
악소리는 블랙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검은 눈동자의 검은빛은 무심하게 나를 찌른다.
막막하고 답답하고 무서운 눈으로
나의 블랙홀은 마주 보는 나의 블랙홀로 빨려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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