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수사의 무대를 올려다보니
절벽을 감추고 나무로 무대를 지었다.
올려다보니
나무들이 얼기 설기 축대를 이루어 절 세상을 받들었다.
사람들은 절 세상 무대 위에 서 있는지 알지도 못한 채
마루 위에서 춤추고 기도하고 구경을 한다.
이 세상에 사람들이 지구 위에서
스스로를 자만하며 지구촌의 축제를 즐기듯
아니면 지구촌의 비극을 즐기듯
무대 위의 사람들은 다투고 웃고 배우질한다.
누구나가 자기가 하는 짓이 무엇인지 보지를 못하고
하루를 또 하루를 헛된 의미를 뒤집어쓰고
지구라는 무대 위에서 장삼자락 펄럭이고
춤추고 노래하고 기도를 한다.
나 좀 살려주세요.
무대는 범하지 못할 절벽을 감추었는데
높이만 보이는 무대를 올려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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