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편 잡기장 한구절

영종도 선착장의 스피커 소리는.-190925

나그네수복 2019. 9. 26. 12:06

 

 

 

 

 

 

 

 

 

 

 

 

 

영종도 선착장의 스피커 소리는

 

해안을 거닐자니 드높이 갑자스런 일직선이 딱 조형이다.

연륜이 바타붙은 거무티티한 색깔에 번득이는 뇌리

무언가 스쳐간다.

뭐지?

그래 쏟아지는 소리가 있다.

구슬픈 항구노래도 있고

애달픈 춘자야도 있고

피하라는 경고도 있고

만선의 함성도 있을터

비바람 몰아치는 밤에

가슴졸이는 애원도 있고

그래 쏟아지는 인생살이가 있다.

오늘같이 맑은 날에는

반가운 인사도 즐겁게 흩어져 나가고

그 아래 뜨락에는 예쁜 애완견을 가슴에 안고

뽀뽀하는 소녀도 있고

낚시도구를 잔뜩 진열해놓은

오픈자동차 주변에 강태공들이

왁자하게 주절들이다.

그래서 이 조그만 포구는 정을 다듬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