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 흔들리는 걸 견디다 못해 어느날 무너지고
지붕에 던져야만 한다는 말 거스리지 못하고
잿빛 초가지붕에 뭐라고 주문 지르면서 던졌는데
언젠가는 초가지붕 잇는다고 마당에 길게 늘어선
이엉을 붙들고 높기만한 사다리는 왜 그리 높았는지.
두다리 덜덜거리고 미끄덩거리면서 추억은 소란했다.
사라쿠사의 성위에서 내리보는 지붕의 여린황토 맑은 색깔
눈높이 같이하고 내려긋는 기와선의 손짓하는 가지런함
성곽의 툭툭패인 각구멍들이 불러대는 웅웅소리 청아하여
눈길을 예쁘장하게 가늘게 동그랗게 그림을 그려보네
옛날 옛적 검은색 기와지붕 검은 자태 꿈에나 들어설까?
초록빛 알로에가 방긋거리면 기가막힌 즐거움을 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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