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청수사에 오르는 길에는
유다르게 선홍빛 붉게 서기어린다.
우중중한 비 안갯속에서
지붕이 무거운 종각에 매달린 종도 버거워 보여
붉게 서린 기운은 더욱 안깐 힘
목탑도 위로 아래로 버티기 버티기
기우뚱거릴 만도 한데 붉은 땀만 뻘뻘 흘린다.
묘하게 자극하는 회색빛 안갯속
사람들의 심장은 더욱 가빠지고
한걸음 올라서는 계단마다.
색색의 우산들이 군무를 곁들인다.
선명한 주홍빛은 새겨진 글씨
인생을 이고 가는 나그네들의 격한 숨소리
희망과 절망의 몸부림은
뿌연 빗속의 두두둑 거리는 우산 소리에
나였노라 빛을 태우고 색을 태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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