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편 잡기장 한구절

211228. 남몰래 쌓인 눈 새벽의 합창

나그네수복 2022. 6. 11. 05:10

 

 

남몰래  쌓인 눈 새벽의 합창

 

간 밤에는 남이 알까 살짜기 눈이 내렸다.

새벽에는 수북히 눈이 쌓였다.

아직은 아침 해가 솟아오기전 

흑백의 피아노 건반은 노래를 시작했다

일제히 힘을 모아 오르고 내리고 

소리만큼 눈과 가지는 그림을 그렸다.

굵은 가지는 뭉굴지게 소리 지르고

가는 가지는 얍삽하게 화음을 그린다.

깜짝 연주는 지휘가 없어도 

악기가 없어도

눈으로는 보고 귀로는 듣는다.

즉흥의 변주는 시작되었다.

한나절의 꿈길은 이제부터다.

그들의 연주는 환호다. 갈채다.

금방 녹아서 흐르더라도

와! 웅장하다 할렐루야

곱고 곱다 아베마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