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편 잡기장 한구절

211108. 석촌 호수의 새벽길은 오늘을 향하는 불 쏘시개다.

나그네수복 2022. 5. 24. 06:06

 

 

석촌 호수의 새벽길은 오늘을 향하는  불 쏘시개다.

 

조용한 마음으로 사뿐 사뿐 걷는 걸음에

비둘기들 까치들 꼭지 높은 나무 가지에서

새벽 소리 사랑 노래 흥겹게 재잘거리고

짙푸른 녹음 속에 푸르른 냄새는 폭포수가 되었다.

 

걷고 뛰는 사람들은 발자욱 소리마다 건강이 반질거리고

거칠어진 숨소리에 섞여든 김이 서린 뽀얀 소원은

이른 새벽 바람을 타고 하늘로 날개를 달았다.

손 발은 너 나 없이 하나 둘 하나 둘 꿈을 실었다.

 

잔잔하게 흔들거리는 잔 물결에도

사각빌딩 반영은 휘청거리고

오늘따라 한성 백제 황톳빛 어선들이 여유를 더했다.

거대한 123층 타워도 물결따라 우수꽝스럽게 흔들거린다.

 

석촌 호수는 자만과 겸손함으로

오늘도 도시민의 발길과 눈길을 사로잡는다.

가볍게 이점 오킬로,

빙글빙글 두 바퀴는 동호 서호 한 바퀴씩.

돌고 돌아 집으로 향하는 길은 어쩌면 오늘을 향하는 불 쏘시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