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평화다.
유연함이 물이어서 고맙다.
오리들이 퍼드덕거리면 동심원들은 조르륵 조용한 펄럭임
가이없이 평화를 나른다.
눈길은 피로를 잃어버리고 주우죽 밀려간다, 결을 따라서
목욕 중인 나무 그림자들도 부르르 오수를 털어낸다.
에스자로 휘어지는 가상 자리에서
망부석이 되어버린 나는 자그만 돌 하나 던져본다.
풍덩 소리 오리 소리 정적을 깨뜨리고
또 평화가 멀리멀리 흩어져간다. 내 마음도 타고 간다.
살랑대는 물고기 몇 마리는 뻐끔거리며 하품을 덜어내고
오후의 여유로운 시간은 물결 위로 살포시 가라앉았다.
물이어서 포근함이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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