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 가는 암사대로 한 귀퉁이 구암정에서
산중의 절터라면 모를까 서원 터라니
주변엔 마을이라곤 자취도 없는데
단 하나 퇴락한 비석 고독 가득 비바람에 덩그렁
한강물은 숲 가지에 가려 비칠 듯 말 듯
언뜻언뜻 틈새로 물 냄새 풍겨온다.
백제 절터가 조선 서원 터가 되고 서원 터는 무너지고
세월 지나 구암정 하나 달랑 세워지니 고적하고 쓸쓸해
고목을 타고 덩굴들 엉기성기 올랐는데 형상이 기이하다
음산한 기운 범죄 짓는 스크린처럼 너불어진 구불구불
한맻힌 이무기 되어 한밤중 귀신 고개 넘는 중이다.
너울거리는 춤사위에 무녀의 한소리 고함소리 허공에 진동 중이다.
덮치는 듯 다가서는 녹색에 붉은 소름은
사람 없는 절터에서 홀로 남은 유허비의 비애로 고통 중이다.
구암서원 터
백제 불교의 효시인 백중사가 있던 자리이다. 지방에서 먼길을 달려온 사람들이 강일 I.C에서 나와 올림픽 대로상에서 정자를 마주하며 한강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강동구 암사동에 위치한 구암서원은 조선 중기 현종 8년(1667)에 건립된 구천면 최초의 사원이다. 이 지역의 유생들은 여기에서 유교적인 학식과 교양을 쌓아 과거에 응시하여 관료로 입신할 수 있었다. 여기에서 배출된 구천면 유생들은 둔촌 이 집(李集)을 향사하고 숙종 때 구암서원이라는 사액을 받았으며, 이 집(1314~1387)·이양중·어윤겸(1559~1625) · 임숙영(1576~1623) · 정선근(?~1504) 등이 배향되고 노론의 색목이 강하였다. 유생들은 구암서원 건립을 중심으로 하여 향약을 조직, 유교적 마을 공동체를 조직하였다. 하지만 구암서원은 1871년 고종 때 전국의 서원철폐와 함께 사라지고, 1898년 이를 기념하기 위한 유허비가 남아 있을 뿐이다. 원래 구암서원은 삼국시대 바위 절터 위에 조성된 것이며, 오늘날 구암정을 건립하여 이를 기념하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대한민국 구석구석,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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