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불 읽으려니 어려워 단어찾자

혼불 3권 상여가

나그네수복 2018. 12. 10. 13:56

■ 상여가

땅그라앙 땅그랑 땡그라아앙

어어노 어허노어
어어노어 어하노어
어이가리 넘차 너와 너엄

가네 가네 나는 가네 멀고 먼 길 황천 길로
일락 서산 해 저문다 어서가자 재촉하네

엊저녁에는 우리집서 잤드니
오늘 저녁으은 어디서 자고 갈꼬

산토로 잡을 짓고 송죽으로 울을 삼아
두견이 접동새로 벗을 삼네

어쩔끄나 어쩌를 헐끄나
이 노릇을 어쩔끄나
참으로 갔네 그려 보고 싶어 어찌 살꼬오

놀다가세 놀다를 가세 이 해 지드락만 놀다를 가세
갈 거짜야 설워를 마라 보낼 송짜 나도 있네
오늘 해도 다 되얐는디 골골마닥 연기 나네

하적이야 하적이야 오늘날로 하적이로세
가자가자 어서가자 황천 길로 어서 가자
인제가면 언제나 올끄나 오실날도 창망없네
황천이 멀고 멀다드니 앞 냇물이 황천이로구나
북망산이 머다드니 비개 밑이 북망이로세

잠이 와야 꿈을 꾸고서 꿈을 꾸어야 임을 보제
꿈에 와서 보인 님은 신(믿음)이 없다고 일렀건만
아애 무정하고 야속헌 사람아 어디를 가고서 못 오신가
둘이 비자고 만든 비개를 나 혼자 비는 이 신세야

가세 가세 어서 가세 영장지지로 어서가세
못 가겄네 못 가거었네 눈물 지워서 못 가겄네에
내 집 두고 못 가겄네 친구 두고는 못가겄네

명사십리 해당화야 꽃 진다고 설워마라
명년에 춘삼월 봄날이 돌아오면
그 꽃은 다시 환생을 하고
해도 졌다 다시 뜨고 달도 졌다 다시 뜨는디

우리네 인생은 한 번을 가며언
다시는 못 오네 환생을 못허네에
내가 살던 이 땅을 밟기를 몇 십 년이나 밟았던 길
발자죽이 남았을 것이니 날 생각고 밟아도라아

어어노 어허노어
어어노어 어하아노오

땡그라앙 땡그랑 땡그라앙

가네 가네에 어데로 갈까
이 땅을 벗어지면은 어데로 갈까

하적이로구나 하적이로구나 오늘날로 하적이로구나
어이를 갈거나 어이를 갈거나
심산 험로를 어이를 갈거나
날짐승도 쉬어 넘고 구름도 쉬어 넘는
북망 산천을 어이 갈꼬

춘초는 연년록인디 왕손은 귀불귀네 그려
어와 세상사가 허망하다
젊어 청춘 소년들아 백발 보고서 웃지마라
우리 같은 젊은 사람도 늙을 때가 있드란다
비단 같이 곱던 얼굴 고목으로 변해 간다네

어어이노오 어어허와노
어너리 너어화 어어화 너어

나는 가네 나는 가네
구사당에 하적하고 영결 종천에 나는 가네
먹었던 밥을 개 덮어 놓고오
들던 수저가 상녹이 나갔네 그려
날 간다고 설워  마라 죽어서 가는 나도 있다
공수래 공수거 허니 초로인생이로고나 그려

무정하다 무정허요 못 가시리요 못 가시리요
산 첩첩 적막한 곳에 혼자 누워 계시게되네
앞산도 첩첩하고 뒷산도 첩첩헌디
혼은 어디로 행하실까

나는 가네 나는 가네
명정공포 운아삽이 어서가자고 재촉을 허니
동네 어르신 우리 일가 친척이든지
우리 자녀들 남은 친구들
날 간다고 설워를 말어라아

가도 가도 내 못 가는 길
길이 달러서 나는 영원히 가네에
이승의 애기로 탄생하여 또 다시 찾어를 오실라요오

땡그라앙 땡그랑 땡그라아앙
어어노 어허노어
어어노어 어하노어
어이가리 넘차 너와너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