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라 포구에서 외도 가는길 해금강
바다의 금강산 해금강이라는데
내 나이 스무여무렵 현종씨는
해금강에 다녀왔는데 참 좋다고
꿈을 주었지.
오늘 나는 그 꿈을 께었다.
수십년 세월을 잠겨 있었는데
외국물에 젖어버린 두 딸에 아들 그리고 마님까지
아들이 운전하는 렌트카를 타고 신나게
구조라항에서 떠오른
뱃길을 따라 객실의 아저씨가
어쩔수 없는 열심으로
감정을 실어 길게 빼대는 소리들 남겨두고
남보다 먼저 찬바람 마주치며
다도해 길 뱃머리에 섰지.
하얀 포말 몰아치는 뒷길 술렁이는데
갈매기는 솟구치고 내리치며 새우깡을 탐한다.
아하. 해금강. 에이 해금강,
바위섬 하나 달랑 해금강이란다.
금강산 닮아 뾰족 뾰족 그럴듯하더라만
겉치레로는 오질 것 같은 기대 가득 과대포장
큼지막한 상자곽에 몇개 과자. 어릴적 선물.
실망감이 화로 변해, 에라이.
그래도 어디냐고 열심히 카메라 들이대는데
머리속에 베트남 하롱베이
중국 황산 신선들이 오고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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