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편 잡기장 한구절

일본인들에겐 신사는 어디에나 있다.-일본 교토

나그네수복 2022. 5. 25. 06:28

 

일본인들에겐 신사는 어디에나 있다.

 

대한 해협만을 사이에 둔 이웃 사촌 원수 라지만

신사는 맨 몸뚱이에 기어가는 뱀이어서 소름돋는다.

절인지 조상신인지 판테온의 만신들인지

 

그래도 일본인들 신사는 그들에겐 믿음의 다이아몬드

날마다 갈고닦는 정화수 한 그릇의 간절함이다.

줄을 잡아당겨 신을 깨워 손 비비며 바램을 올려 보내고

개 한 마리 입구에서 악령을 쫓는다 하고

소원지 묶어 걸고 행운과 무운과 이재를 적어

정화수로 씻은 손 모아 외로운 호소를 읊조린다.

 

산 꼭대기에도 들판에도 동네 가운데도 

산중에도 개울가에도 인간사 호소는 신사에 쓰나미로 몰려들고

헛되던라도 지쳐버린 삶의 고뇌를 힘겹게 위로삼는다.

한평생 비극과 희극이 어우러지는 인생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