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들에겐 신사는 어디에나 있다.
대한 해협만을 사이에 둔 이웃 사촌 원수 라지만
신사는 맨 몸뚱이에 기어가는 뱀이어서 소름돋는다.
절인지 조상신인지 판테온의 만신들인지
그래도 일본인들 신사는 그들에겐 믿음의 다이아몬드
날마다 갈고닦는 정화수 한 그릇의 간절함이다.
줄을 잡아당겨 신을 깨워 손 비비며 바램을 올려 보내고
개 한 마리 입구에서 악령을 쫓는다 하고
소원지 묶어 걸고 행운과 무운과 이재를 적어
정화수로 씻은 손 모아 외로운 호소를 읊조린다.
산 꼭대기에도 들판에도 동네 가운데도
산중에도 개울가에도 인간사 호소는 신사에 쓰나미로 몰려들고
헛되던라도 지쳐버린 삶의 고뇌를 힘겹게 위로삼는다.
한평생 비극과 희극이 어우러지는 인생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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