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사카 신사의 밤 풍경은 야 밤중
제주도 초가의 문엔 정낭이 있어
한국의 마을 입구엔 솟대가 있어
마을의 집에는 금줄이 있어
일본 신사에는 도리이가 있어
대한민국의 절집에는 일주문이 있어
세습에 시달리는 무덤에는 홍살문이 있어요
안과 밖의 무언의 소통이 있다.
성역과 속세의 물음이 있다.
나와 내 안의 경계가 있다.
속세만이 틈타는 이기심도 살짝 이글대리라
항상 구분을 따라 건너는 문이 있다.
석등의 희미한 불빛 위에
도리이의 기둥은 매끈하게 어둠 속에도 정좌를 하고
기구하는 몸짓을 기다린다. 야밤에도
찾아오는 사람은 없어도 신당은 은은하게 불을 밝힌다.
어둠의 정적속에 헛기침 하나도 잠들어버린 야밤에
붉은색 두려움만이 잡귀에겐 이 밤에 홍두깨
회색은 짙다 못해 어둠으로 탈바꿈하여 홍두깨 홍두께 소리 질러 하얀 천을 휘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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