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편 잡기장 한구절

나는 염천교에서 고교시절 흑역사를 돌아본다.191011-서울 염춘교

나그네수복 2019. 10. 27. 20:33





염춘교 다리 건축기념물에서


서소문 성지박물관엘 왔다가 염천교를 발견했다.

구석진 곳에 숨어있는 다리명판을았다.

읽어볼 수 없이 세월을 입은 명판앞에서 추억이 솟는다.


그 땐 너도 나도 농구화

운동도 농구 농구

색과 브랜드 산뜻한 그 신발

쉬는 시간이면 단연 화제

농구하는 방과후엔 더 돋보였다.

나는 간장반찬 자취생

마음도 가난해져

별 수 없이 바라만 보고 있을 수 밖에


어느날의 군화

누구에게 들었는지 염천교에서 판다고.

오래 신을 수도 있고

그 반짝거리는 광기가 폼이 되어

10대의 나를 유혹했다.


서투른 길을 나서

염천교를 찾았지.

즐비한 다리위 노점

군화 한켤레 사든 만용으로

학창내내 걸음길 친구였다.


무거운줄도 모르고

힘든줄도 모르고 터덕터덕

젊음을 신고 다녔지

그 멋진 농구화를 기로 누르고

각 모자 쓰고

신기했던 데트론 흰 교복 함께

염춘교 다리명패 위에 매달린

말라가는 낙옆 한줄기가 가슴 저리다.

환영으로 떠도는 청춘을 불러낸다.

나는 염천교에서 고교시절 흑역사를 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