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춘교 다리 건축기념물 앞에서
서소문 성지박물관엘 왔다가 염천교를 발견했다.
구석진 곳에 숨어있는 다리명판을 찾았다.
읽어볼 수 없이 세월을 입은 명판앞에서 추억이 솟는다.
그 땐 너도 나도 농구화
운동도 농구 농구
색과 브랜드 산뜻한 그 신발
쉬는 시간이면 단연 화제
농구하는 방과후엔 더 돋보였다.
나는 간장반찬 자취생
마음도 가난해져
별 수 없이 바라만 보고 있을 수 밖에
어느날의 군화
누구에게 들었는지 염천교에서 판다고.
오래 신을 수도 있고
그 반짝거리는 광기가 폼이 되어
10대의 나를 유혹했다.
서투른 길을 나서
염천교를 찾았지.
즐비한 다리위 노점
군화 한켤레 사든 만용으로
학창내내 걸음길 친구였다.
무거운줄도 모르고
힘든줄도 모르고 터덕터덕
젊음을 신고 다녔지
그 멋진 농구화를 기로 누르고
각 모자 쓰고
신기했던 데트론 흰 교복 함께
염춘교 다리명패 위에 매달린
말라가는 낙옆 한줄기가 가슴 저리다.
환영으로 떠도는 청춘을 불러낸다.
나는 염천교에서 고교시절 흑역사를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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