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민박 료칸의 식사 한 끼
한술의 쌀밥 맛에 음식 솜씨를 평가한다든가?
몇 숟갈의 고들진 하얀 쌀밥
몇 가지의 한 젓가락 반찬
단정한 반합은 3명의 사람대로
줄무늬가 예쁜 찻주전자의 손잡이는
동그란 왕골 받침 위에 예쁘장하게 반원으로 수그리고
먹는 거에 부담스러울 큼직한 손수건이
길쭉하게 말려있다.
조각배 접시엔 후식 과일이 세 도막 가벼이 올라서
노란 기운을 부드럽게 내뿜는다.
샘물처럼 단정한 료칸 민박의 음식을 앞에 두고
창문 밖 고인듯 흐르는 시냇물을 물끄러미 내어다 보니
이른 봄 아직은 생기 없는 나무 몇 그루가 세월을 깨워준다.
여기가 일본이지 교토
생경한 동그라미 긴 타원에 나뭇잎 접시까지
젓가락 두 줄기 긴 가락에 네모난 묵 그릇까지
고소하고 맑은 마음으로
앉은 의자에 걸터 앉아 부족할 듯한 한 식사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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