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세라트 산 온포레 기도처를 다녀오다.
얼른 떠 오르는 건 하나
가우디가 얻어낸 파밀리아 성당의 영감
거대한 돌기둥들이 비죽비죽 중첩된 환상의 실상.
하늘을 향한 채워지지 않는 가우디의 갈증.
오늘 나는 몬세라트의 수도자가 되었다.
검은 성모보다 아더왕의 성배 전설보다
더 귀한 수도자가 되어 산정을 걸었다.
바위틈에 자리했던 산 온포레 기도처를 찾아
절벽위의 십자가.
절해고도로 우뚝서서
기도하는 산미구엘 십자가도 뒤로하고
저 아래 절벽 몬세라트 수도원은 붙박이다
1500년대 유배의 전설이
전설의 흔적으로 남아
허물어져 삭막한 벽돌
온기없는 바위밑 옴팍굴속에 들어서서
내려다보이는 만천하의 절경을
바라보고 있는 나는
수도사를 흉내내는 관광객이었다.
어찌 이 광대한 자연앞에서
쉽게 쉽게 올라온 이 광명앞에서
차마 흔적으로 남겨진 신화가 되어
환영으로 떠도는 이 하늘아래
감히 수도자가 되었다 짓거리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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