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편 잡기장 한구절

211221. 올림픽 공원에 들어설 때면 포물선 하나가.

나그네수복 2022. 6. 28. 05:57

 

올림픽 공원에 들어설 때면 포물선 하나가.

 

올림픽 공원에 들어설 때면

유유자적 대지를 바라본다

토성이 도도히 흐르고 

나무는 자유롭다. 어느 곳 보다도

새들은 낙원에서 지저귀고 날고

마른 마음은 이슬비에 적시는 옷자락이다.

두 팔을 가득 벌린 반원의 흔들림은 간당 거리는데

두 쪽 하늘로 치솟은 붉은 서기는

파란 냉기 속으로 불을 뿜는다.

들어설 때는 공원의 숲과 땅과 언덕이 환호를 지르고

날 때에는 도심의 아파트들이 날름  올라선다.

천사의 품 안에 들어선 것처럼 

날개에 비치는 햇볕으로 응달과 양달의 뒤틀린 새끼가 꼬인다

그대는 받아들이는가 

거대한 포옹하는 포물선이 뜻하는 바를

내 마음은 포물선의 끝을 향한 음지와 양지의 엇갈림에도

올림픽으로  들어설 때 그리고 날 때

새 하늘과 새 땅을 설레는 심장 소리를 가슴에 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