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공원에 들어설 때면 포물선 하나가.
올림픽 공원에 들어설 때면
유유자적 대지를 바라본다
토성이 도도히 흐르고
나무는 자유롭다. 어느 곳 보다도
새들은 낙원에서 지저귀고 날고
마른 마음은 이슬비에 적시는 옷자락이다.
두 팔을 가득 벌린 반원의 흔들림은 간당 거리는데
두 쪽 하늘로 치솟은 붉은 서기는
파란 냉기 속으로 불을 뿜는다.
들어설 때는 공원의 숲과 땅과 언덕이 환호를 지르고
날 때에는 도심의 아파트들이 날름 올라선다.
천사의 품 안에 들어선 것처럼
날개에 비치는 햇볕으로 응달과 양달의 뒤틀린 새끼가 꼬인다
그대는 받아들이는가
거대한 포옹하는 포물선이 뜻하는 바를
내 마음은 포물선의 끝을 향한 음지와 양지의 엇갈림에도
올림픽으로 들어설 때 그리고 날 때
새 하늘과 새 땅을 설레는 심장 소리를 가슴에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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