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카 마조레 고성을 마주하고
백설공주 신데렐라 헴릿 인어공주가 고고의 소리를 울리고
어릴 때 정신세계는 송두리째 현실이 되어 깃발처럼 펄럭였었지
성안에서 말 발굽소리로 멋진 기사도의 정신을 한껏 발휘했었지
로카 마조레 고성은 비탈에 선 아시시 마을의 꼭두에 올라서서
움브리아 평원의 옛 이야기를 장대하게 전설로 펼쳐낸다.
누구라도 이 언덕에 서면 철벽의 성과 평원 사이에서
점점 작아지는 몸짓으로 하늘을 보고 땅을 보고 성벽을 보고
벅찬 폭포수 쏟아지는 물속에서 나도 모르게 만세를 부르리라
라인강 유람선을 타고 흐르는 길 양편 산 언덕 위로
숨어있는 술레처럼 보여지는 성들이 언뜻언뜻 할 때면
마냥 배를 내리고 싶었는데 이제야 아시시 능선에서 마침표를 찍는다.
범접을 금지한 돌벽돌의 거대한 바위 같은 위엄 앞에서
맑고 푸른 청정의 뜬 구름 흘러가는 하늘 아래에서
넓게 넓게 펼쳐지는 평온의 움브리아 평원을 내려다보며
어릴 적 동화를 께고 병아리 되어 삐약 삐약 세상을 즐거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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