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티첼리의 비너스 탄생을 보면서
보티첼리의 붓 질은 떨리기 시작했다.
가슴은 콩닥거리는 소리로 발동을 걸고 있었다.
그 세월이 몇 백 년이던가?
그리스 비너스 조각을 두고 여체를 그리는 건 그림쟁이들의 상상만 이었지
생사를 형틀에 달아야 할 백척간두의 벼랑 위에서 떨어지는 모험이었다.
보티첼리는 신을 빙자한 인간 누드 그리기를 시작했다.
이름하여 비너스의 탄생
적당한 사람만큼의 크기로 그려내는 꿈속에서도 떠오르는 그리운 여인.
꽃 이파리 살랑이는 봄바람을 타고
조개껍질에 실려 해안가로 가쁜이 밀려온 아프로디테는
사랑과 아름다움을 자태로 한껏 수줍음이 물이 오르고
얼굴 표정은 무심한 듯 몽롱한 듯 뽀얀 살결이 아우라 중이다.
그녀에게 꽃으로 수놓은 망토는 딱 어울리는 멋쟁이 깔 맞춤
봄의 여신의 마음은 보티첼리의 진실한 마음
그는 연인을 화장하고 있었다. 마음껏 인간을 색칠해냈다.
르네상스의 누드는 이제 그의 손에서 시작되었다
보티첼리는 행복의 열정을 맘껏 쏟아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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