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 마사초의 삼위일체 앞에서.
소실점 하나는 벽을 뚫었고
소실점 하나는 입체라는 개벽의 눈빛을 주었다.
소실점 하나는 평면 카오스에서 코스모스의 질서를 주었고
예수에게 엘리엘리 나마사박다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있가?
사람의 절규를 시작해주었다.
정신개벽을 시작한 마사초의 성삼위일체 앞에선 나는
정좌의 자세로 벽이 뚤어져라 보석을 찾고 있었다.
나그네에겐 70년의 길지도 않은 짧지도 않는 인생 물살이
한굽이 휘돌아치며 인간 바다에 흩어지는 구름처럼
파란색으로 번져들었다. 나중에는 흔적이 없어져 버렸다.
성삼위일체 그림 아래 다음과 같은 문구가 희롱하듯이
앙상한 뼈다귀의 모습으로 귀싸대기를 갈겨대었다.
Io fu già quel che voi siete, e quel chi son voi anchor sarete.
한때 나는 지금의 당신들이었고, 당신들도 언젠가는 지금의 내가 될 것이다.
'국외편 잡기장 한구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170808. 자괴감으로 또 다른 희망을 주었다.-피렌체 산 로렌초 성당 (0) | 2021.12.28 |
---|---|
170808. 그림일 뿐 아지랑이 혼돈이다.-산타 마리아 노벨라 회랑을 돌며 (0) | 2021.12.26 |
170809. 공기와 함께 온몸으로 빨아드리고 있었다. -보카치오 골목에서 (0) | 2021.12.22 |
170808. 한낱 인간 이어라는 소소함이 얼굴을 간질인다. (0) | 2021.12.21 |
170809. 행렬 앞에는 마리아를 향한 기도소가 앞장을 섰다. (0) | 2021.1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