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공원에서 가을을 찾아.
11월의 날들은 채워지지않는 아쉬움이다.
가득하면서도 부족하다.
가을님 가는 길엔 모자람이
가실님 오는 길엔 넘침이 저릿해서
잃어버릴까 조바심하며 11월을 찾아나섰다.
핑크뮬리는 팔랑거리는 솜안개였다.
살살이 간질러주는 부드러움이었다.
쓰라리다 못해 떨어져버린 낙엽들이
젓살같은 그 품안에 가만히 안겨있다.
사랑같은 향내가 핑크빛으로 꽉차게 진동한다.
초록삶 버티다못해
말라가는 비죽비죽 꼭두에선
쉰머리 할메마냥 쉰소리 성가시고
앙상거리는 몇 닢 달린 초목이
스산한 가을바람에 나신되어
창창한 늦가을 서있기 고달프다.
올림픽공원의 늦가을은 공허와 위로가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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