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구엘공원에서
가우디는 건축의 천재라지만
나그네는 오늘 구엘공원에서 치기 서린 개구쟁이가 된다.
그리스 델피 신탁의 돌 옴파로스를 곁으로
지하수의 신 도룡농의 꼳추세운 꼬랭이 사이
커피컾들이 다닥거리는 이야기속 과자집 꼭대기는 개굴스럽고
떨어질듯 말듯 달랑거리는 돌맹이들은
덕저덕지 철썩철썩 짓이겨있어
아무렇게나 둔탁스럽게 때려부친
찰떡진 덤벙 덤벙기둥에
개구진 해맑은 미소를 참을 수 없어
이게 건축이라고? 웃겨.
삐툴빼툴 빼툴삐툴
난간도 기둥도 천정도 담벼락도
온통 우툴두툴 꾸불꾸불
악동이들 우물쭈물 주물럭이다.
거기다 께버린 타일붙이
우쭐거리는 등받이 길쭉이 햇볕에 반짝거리는데
저 탑위에 꼭대기에는 십자가와 철물로
왕관을 올려놨네
그래서 가우디는 정말로 가우디스럽다고 되씹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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