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편 잡기장 한구절

그래서 가우디는 정말로 가우디스럽다고 되씹어본다.190415-바르셀로나 구엘공원

나그네수복 2019. 12. 6. 12:30






바르셀로나 구엘공원에서


가우디는 건축의 천재라지만

나그네는 오늘 구엘공원에서 치기 서린 개구쟁이가 된다.


그리스 델피 신탁의 돌 옴파로스를 곁으로

지하수의 신 도룡농의 꼳추세운 꼬랭이 사이

커피컾들이 다닥거리는 이야기속 과자집 꼭대기는 개굴스럽고


떨어질듯 말듯 달랑거리는 돌맹이들은

덕저덕지 철썩철썩 짓이겨있어

아무렇게나 둔탁스럽게 때려부친

찰떡진 덤벙 덤벙기둥에

개구진 해맑은 미소를 참을 수 없어

이게 건축이라고?  웃겨.


삐툴빼툴 빼툴삐툴

난간도 기둥도 천정도 담벼락도

온통 우툴두툴 꾸불꾸불 

악동이들 우물쭈물 주물럭이다.

거기다 께버린 타일붙이

우쭐거리는 등받이 길쭉이 햇볕에 반짝거리는데

저 탑위에 꼭대기에는 십자가와 철물로

왕관을 올려놨네


그래서 가우디는 정말로 가우디스럽다고 되씹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