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륭사 사찰을 나와 세속에서 바라보니
절간을 나와 혼잡한 길을 건너서 바라보는 광륭사의 문
보살님 한분 빼꼼히 문을 열고 내어다본다
시선에는 의미 없는 보살님의 눈짓이 건너와 마주친다.
세파의 움직이는 시각들은 쉴 틈 없이 어지럽게 가로지르고
미녀와 야수가 한대의 회초리처럼 정강이가 찌릿하다..
둘이 공유하고 있는 건 마치 미륵 반가상의 미소
금강역사의 앙다문 입 사이의 간극이다.
부릅뜬 눈과 살포시 감은 눈은 자비와 응징의 공통 좌표
엑스 축과 와이 축이 만나는 지점에는 점이 찍힌다,
미녀와 야수는 손을 잡는다.
변신이 손 끝을 타고 흐르고
미켈란젤로가 그린 천지창조의 번뜩이는 손 끝의 전율
창살 속에 갇힌 금강역사는 가슴속에 원자폭탄을 가졌다
미륵보살님은 더 다른 수소폭탄을 미소에 품었다.
보살님과 역사님은 이내 바다로 흐르는 강물이다.
간극은 물이고 폭탄이고 좌표이다.
변신은 물이고 폭탄이고 하나의 점이고 전율이다.
여전히 하늘은 푸르고
반가상은 미소 짓고
역사님은 우라 부락 창살 안에서 용틀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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