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이 쌓인 낙엽은 연주한다
서늘한 가을 기운이 팔방에 넘쳐흐른다.
가지에서 청춘을 노래하듯 팔팔 거리던 잎들이
한 생애 살고나니 노을의 황금빛을 닮아간다.
발바닥 밑에서 사그락 거리는 소리는
무작정 수북하여 어쩔 수 없이 밟히면 파닥거린다
비장한 슬픔이 피어오르고
뿌리치는 무정이 매섭게 차갑고
늙어버린 고목은 잃어버린 고독으로 짙어진 각질
가을에 황금빛은 아련한 아픔을 뿜어내는 중.
세상살이는 이렇게 교향곡의 한 막의 연주
노을빛 마지막 조종 소리는 소리 없이 온몸을 흘러내린다.
취해버린 가을 잎들의 비틀거리며
하나처럼 남 볼래라 흔적도 없이 쌓여버렸다.
가을은 아파서 뒤틀린 몸짓으로 마지막 숨 자락 내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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