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편 잡기장 한구절
무서워졌었다.L.A 태평양의 파도가 그려내는 아픔의 흔적들
나그네수복
2020. 11. 11. 19:58
파도는 아파도 너무 아프다
부셔지고 난 흔적은 영락없이 울부짖는 말없는 고함소리이다.
더 나가지도 못하고 꺾여버린 돌진의 무너짐이다.
헛된 거품만이 갈가리 찢어지고 혼건하게 물위에 범벅거린다.
무엇을 위해 무얼하려고 무엇이있어
용맹하게 바람소리를 내면 달려들었건만
이내 지쳐버린 상처투성이 영광없는 만신창이
금방 사라져버릴 아픔의 흔적들은 처절하게 자신을 그려내고 있다.
나주에 살 때 홀로 영산포 어느 이발소에 머리깎으러 가든 날
한더위에 영산강 다리 윗목에서 미역을 했다.
갑자기 물속으로 빠져드는 발목 쓸려가는 물살에
허우적거리다 다행히 물살이 강가로 흘러주어 간신했는데
그 땐 강물이 갑자기 낯설고 무서워졌었다.